한국방위산업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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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보편화되면서 우리 삶도 많이 편리해졌습니다. 사람이나 물자를 어떤 운송수단보다도 빨리 나를 수 있어서 세계가 ‘지구촌’으로 한 데 묶이는데도 큰 도움을 주었지요. 이에 따라 한 나라의 하늘 영토인 ‘영공’의 중요성도 매우 커졌습니다. 실제로 제공권을 장악하는 것이 승리의 열쇠가 되는 사례는 매우 많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연합군이 그랬고, 걸프전쟁의 미군과 중동전쟁의 이스라엘군도 하늘을 장악해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걸프전쟁 당시 제공권을 장악한 미공군의 전투기들>


제공권을 장악하는 강한 공군을 위해서는 우수한 항공기가 필수적인데요. 항공 기술이 발달할수록 우수한 항공기를 구성하는 요인 중 ‘항공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항공 소프트웨어는 어떤 역할을 하고, 왜 중요한 것일까요?



항공기의 두뇌와 신경을 담당하는 항공 소프트웨어


지상에서 전, 후, 좌, 우를 이동하며 2차원 공간을 움직이는 자동차나 선박과는 달리, 항공기는 전, 후, 좌, 우에 더해 고도를 조절하는 3차원 공간에서 움직이므로 조작이 훨씬 복잡합니다. 거기다가 하늘은 갑작스런 난기류와 낙뢰 등 변화무쌍한 기상현상이 난무하는 위험한 곳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항공기는 구조가 단순하고 속도도 빠르지 않았으며, 탑재되는 기계 장치들도 비교적 간단하여 사람의 감각과 아날로그 계기판만으로도 충분히 조작이 가능했습니다. 전투 항공기들도 눈으로 보이는 가시거리 내에서 비교적 짧은 사거리의 기관총이나 단거리 로켓 등을 사용해 싸웠기 때문에 조종사의 감각이 중요했지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주력 전투기 스핏파이어와 조종석의 모습. 비교적 단순한 아날로그 계기판의 모습이 눈에 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항공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항공기의 속도는 음속의 두 배를 넘게 됐고, 보다 까다로운 기동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를 위해 기체가 대형화되고 복잡해져 사람의 감각만으로는 완벽한 제어가 어려워졌죠. 때문에 현대의 항공기들은 여러 종류의 컴퓨터하드웨어를 기체에 장착하고, 설치된 항공 소프트웨어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


일례로 전투기는 레이다와 비행제어, GPS등 수십개의 항공전자장비(Avionic System)로 구성됐는데, 각 장비 안에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미사일에도 소프트웨어가 내장되었습니다. 미사일이 수백 km 떨어진 표적을 향해 발사되어도 전투기와 미사일에 내장된 소프트웨어가 상호 정보 교환으로 위치가 보정되면서 정확히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것이죠.


또, 가시거리의 교전을 넘어 미사일 등 유도무기를 통해 보이지 않는 거리부터 전투를 시작하는 비가시거리 교전(BVR·Beyond Visual Range)이 보편화되면서 레이다 등 여러 전자장비를 통해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들을 처리해야 하게 됐습니다. 인간의 감각만으로는 작전 수행이 불가능해진 것인데요. 이 역시 항공 소프트웨어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영역입니다.



<현대 전투기의 조종석 모습(사진 우측)처럼 항공 소프트웨어의 도움으로 각종 정보가 계기판에 시현된다. 사진 좌측은 현존 최강 공대공 전투기 F-22랩터. 현대 항공기들은 기체 제어, 상황 파악, 화기 관제 등 복잡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항공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필수다.>



실제로 1960년대 개발된 F-4 팬텀 전투기의 전체 기능 중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비중은 8%에 불과했지만, 최신예기인 F-35의 경우 무려 90%를 소프트웨어에 의존합니다. 또, 최신 항공기를 기준으로 항공전자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개발비의 50%, 기체가격의 40%를 차지할 정도가 됐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항공기가 날아다니는 컴퓨터가 된 셈이기도 하네요.




<대한민국 공군 F-15K 소프트웨어 개발 담당 이상우 대위 인터뷰 영상>



이외에도 비행뿐 아니라 항공기의 개발과 시험평가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항공 소프트웨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에 항공기를 개발할 때는 일일이 시험 비행을 해보면서 데이터를 쌓아 설계의 오점을 바로잡아 나가며 항공기를 개선해 나갔지만, 요즘에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항공기의 비행 특성들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항공 소프트웨어가 한 나라의 항공기술을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가 된 것이죠.




세계 최고 수준의 항공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그런데 우리나라의 항공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올해 11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항공기 개발 전 분야에서 소프트웨어와 시스템공학 개발역량을 평가하는 대표적 국제기준인 CMMI(Capability Maturity Model Integration) 레벨 5를 획득했습니다!





CMMI는 미국 국방성이 우수 소프트웨어와 시스템 개발업체를 객관적인 기준으로 선정하기 위해 카네기멜런대학에 의뢰해 개발한 기준으로, 소프트웨어 품질, 시스템 구축과 운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최상위 단계인 레벨 5를 획득한 기업은 전 세계 1만5천여 개 인증 기업 중 약 7%인 1천100여 개 뿐이라고 하는데요. 항공기 체계업체로는 일반에도 잘 알려진 보잉과 록히드마틴 등 소수 기업만 레벨 5를 획득했습니다. KAI는 이미 2014년 항공전자 부문에서 CMMI 레벨 5를 획득했으며, 올해에는 체계종합(SI), 항공전자, 비행제어, 시험평가 등 항공기 개발 전 분야에서 레벨 5를 인증 받았습니다.


높은 항공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증명한 우리나라. 앞으로도 우리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항공기들이 자랑스럽게 대한민국 영공을 지켜주기를 기대해봅니다!




  1. 정윤제 2017.12.14 17: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AI의 멋진 항공기와 소프트웨어에 새삼 자부심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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