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위산업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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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알고있는 ‘방산 비리’ 사건은 무엇이 있나요? 아마 ‘율곡 비리’, ‘린다김 사건’, ‘뚫리는 방탄복’ 등 군과 관련된 비리 모두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론 등에서 언급된 군 관련 비리들은 실제로 ‘방산 비리’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율곡 비리와 린다김 사건처럼 ‘해외 무기도입 비리’이거나 ‘군납 비리’인 것이 대부분이죠. 또한, 방산 비리로 언급된 사례들 중 과연 비리라고 간주하는 것이 적절한 지 심층적인 검토가 필요한 경우도 있답니다.


그렇다면 각종 언론 등에서는 왜 군과 관련된 비리 모두를 ‘방산 비리’라 표현했던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방산 비리에 대한 개념과 범주가 명확하지 않고, 방산 비리 이외의 다른 비리와 구분이 모호했기 때문입니다.


방위산업은 안보적 측면과 동시에 국가 경제성장 측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산업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실제로 방산 비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섣불리 방산 비리라고 속단함으로써 방위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요. 이를 위해 우리는 방산 분야에서 발생하는 비리에 대해 합리적으로 구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방산 분야에서 발생하는 비리의 범주를 살펴보고, 나아가 방산 비리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방산 분야에서의 비리 개념, 정확히 짚고 넘어가자!



방위산업은 다른 일반산업과는 달리 정부가 유일한 수요자이며, 공급자 역시 소수의 방산업체 위주로 생산과 납품이 이루어집니다. 이로 인해 방산분야 비리는 수요자 주도의 비리와 공급자 주도의 비리, 그리고 수요자와 공급자 간 유착에 의한 비리 등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수요자 주도의 비리는 특정업체와의 유착 및 편의 제공과 기밀 유출ㆍ공문서 위조 등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공급자 주도 비리는 방산원가비리와 짝퉁ㆍ불량품목 납품 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비리 유형들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두 ‘방산 비리’로만 불려왔습니다. 또한 방산 비리 이외의 ‘방위사업 비리’, ‘획득(군납) 비리’, ‘국방 비리’ 등 다양한 용어들도 명확한 일관성 없이 언급되어 왔는데요. 이에 각 비리 관련 용어들의 정확한 개념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방산 비리! 넌 누구니?



방산 비리 개념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방위산업’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방위사업법」 제3조에서는 방위산업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법 제3조(정의)`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7. “방위산업물자”라 함은 군수품 중 제34조의 규정에 의하여 지정된 물자를 말한다.


8. “방위산업”이라 함은 방위산업물자를 제조·수리·가공·조립·시험·정비·재생·개량 또는 개조(이하 “생산”이라 한다)하거나 연구개발하는 업을 말한다.


9. “방위산업체”라 함은 방위산업물자를 생산하는 업체로서 제35조의 규정에 의하여 지정된 업체를 말한다.



즉 방위산업은 방산물자의 생산 및 연구개발과 관련된 활동을 수행하는 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 방산물자는 국가가 필요에 의해서 국내 개발된 무기체계를 대상으로 지정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방산 비리’는 ‘방위산업체’가 ‘방산물자’의 생산 및 연구개발과 관련하여 저지른 비리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통상 방산업체 등의 이해관계자가 개입하여 방위산업 영역에서 발생하는 부패 및 범죄를 통칭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는데요. 대표적으로 방산물자 원가 부풀리기, 방산물자 관련 증빙자료 또는 공문서 위조 등이 해당됩니다.



방산물자 원가 비리 관련 주요 사례


1. 세금계산서, 수입신고필증 등 증빙자료 위ㆍ변조


2. 노무공수 조작을 통한 원가 부풀리기


3. 무역대리점 등 다단계 유통구조를 통한 거래가격 부풀리기



만약 정부 관계자가 군사 기밀 유출 및 불량 무기체계 획득을 초래하였거나, 무기체계가 아닌 전력지원체계의 생산ㆍ개발과 관련해서 비리가 벌어졌다면 이는 ‘방산 비리’라 부를 수 없습니다.




방위사업(방위력개선사업) 비리! 넌 누구니?



‘방위사업(방위력개선사업)’은 「방위사업법」 제3조에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법 제3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방위력개선사업”이라 함은 군사력을 개선하기 위한 무기체계의 구매 및 신규개발·성능개량 등을 포함한 연구개발과 이에 수반되는 시설의 설치 등을 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처럼 방위사업은 ‘무기체계’와 관련한 업무 전체를 포함하기 때문에, 관련 이해관계자는 방산업체와 수요자(방사청, 각 군 등), 국내 개발기관, 무역 대리점 등도 포함됩니다. 따라서 ‘방위사업 비리’는 방산 비리를 포함하여, 관련 이해관계자가 무기체계 소요기획, 구매, 연구 개발 등에서 야기한 비리를 의미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 비리는 대표적으로 군사기밀 유출, 무기체계 소요기획 비리, 군 요구성능 기준 고의적 변경 등을 들 수 있는데요. 다만 방위사업은 무기체계를 대상으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군수품과 관련된 비리는 방위사업 비리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획득(군납) 비리! 넌 누구니?



‘획득’은 「방위사업법」 제3조에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방위사업법 제3(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5. “획득이라 함은 군수품을 구매(임차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하여 조달하거나 연구개발·생산하여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즉 ‘획득(군납)’ 업무는 무기체계뿐만 아니라 전력지원체계의 구매, 연구개발 또는 생산 등 제반 활동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획득(군납) 비리’는 방위사업 비리를 포함하여 관련 이해관계자가 군수품 구매, 연구개발 및 생산 등 획득 업무 과정에서 야기한 비리들을 의미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군납 업체가 고의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군수품을 납품하였거나, 특정 군납 업체가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수요자와 공급자 간 결탁하는 행동 등의 비리가 해당될 수 있습니다.




국방 비리! 넌 누구니?



국방 분야는 앞서 설명 드린 무기체계 및 획득 업무뿐만 아니라 정책, 병무, 인사, 재정관리 분야 등 제반 업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방 비리’는 획득(군납) 비리를 포함하여, 국방 분야 관계자가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저지르는 비리들을 의미하는데요. 대표적으로 국방 정책 비리, 장병 징집 및 군 인사 관련 비리, 국방 관련 재정 및 운영 비리 등이 해당됩니다.



<국방분야 비리 범주별 포함관계>




위 이미지처럼 방산 분야 비리 간의 연관성을 살펴보면, ‘방산 비리 ⊂ 방위사업 비리 ⊂ 획득(군납) 비리 ⊂ 국방 비리’의 관계가 성립됨을 알 수 있는데요. 결국 ‘방산 비리’는 방위사업 비리나 획득(군납) 비리를 포함하거나, 같은 개념으로 해석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국방분야 관련 비리 구분 기준>




무기체계 결함! 과연 비리일까?



국내 방위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첨단무기체계의 독자 개발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K11 차기복합형 소총, K2 전차 파워팩, 수리온 헬기 등을 개발해 왔는데요. 하지만 최근 이러한 무기체계에 결함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같은 현상을 ‘방산 비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K2 전차용으로 개발된 국내 1,500마력 파워팩. 그러나 성능을 충족시키지 못하여 독일 파워팩을 장착한 K2전차 도입이 결정되었다. 일각에서는 파워팩 성능 미달을 방산 비리로 인식하였으나, 이는 잘못된 선입견일 수 있다>



하지만 선진국 같은 경우는 무기개발 과정에서 품질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비리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F-35 스텔스 전투기는 개발과정에서 S/W 결함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전력화가 크게 지연되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미국은 당사자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결함 문제점을 찾고 보완하자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 F-35A 라이트닝Ⅱ가 이탈리아 카메리 생산공장에서 출고 되는 모습. 저율초도생산(LRIP) 방식으로 생산되는 F-35는 초기에 치명적인 엔진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된 바 있으나, 이에 대해 당사자를 처벌해야 하는 부패 행위가 아닌 보완 하자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무기체계에서 발생하는 결함은 업체가 고의적으로 개발 실패를 초래한 것이 아니라면, 방산 비리의 범주에 포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 각종 결함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국내 기술 역량에 대한 고려 없이 과도한 성능 수준을 목표로 하면서, 예산은 부족하고 개발기간은 촉박하게 설정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기술 역량을 고려하여, 무기체계 전력화 시기와 요구하는 성능 수준을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자세가 필요할 텐데요.


만약 국내 무기체계 결함을 계속해서 방산 비리로 간주한다면 국내 방산업체는 연구개발을 회피할 것이고, 이로 인해 해외 도입 증가 ⇨ 방위산업 경쟁력 저하 ⇨ 방산수출 감소 등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무기체계는 점차 단계적으로 성능을 높여갈 수 있도록 하고, 이미 수립된 작전요구성능(ROC)은 합리적이고 신축적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획득 제도를 재편해야 합니다.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방산 비리 해소 방안은?



방위산업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무기체계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안보 산업이므로, 방산 비리를 척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비리 척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제도적으로 방산 비리가 재발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인데요. 방산 비리의 대표적인 사례 중 방산원가비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방산원가비리는 방산물자의 실발생원가에 이윤을 추가하여 지급하는 현행 방산원가제도의 특성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방산 물자 원가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확정 계약을 진행한 후에는 원가를 재 산정하지 않는 등 제도적으로 원가 비리 발생요인을 원천 제거해야 합니다. 또한 방산업체가 자발적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개선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편, 방산물자 및 관련 부품에 대한 시험성적서 위·변조 등의 비리 역시 척결 되어야 할 방산비리임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시험성적서 위·변조 비리와 관련된 해당업체를 처벌하는데 그쳐서는 안됩니다. 시험 성적서 제출 기준을 명확히 하고 시험성적서 발생 비용을 계약금액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여기서 현실과 맞지 않는 시험평가 기준을 지속적으로 최신화 하는 등 제도개선 노력을 통해 해당 비리가 재발되지 않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방위산업과 관련한 비리는 반드시 척결되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미 비리가 벌어진 이후에 당사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방산 비리를 완전히 뿌리뽑기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요. 또한 실제로 방산 비리가 아닌 사안을 두고 방산 비리로 치부하는 행동은, 오히려 방위산업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국내 방위산업을 경제 성장 및 수출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방산 비리인 것과 방산 비리가 아닌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합니다. 또한 방산 비리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진단한 후, 제도 개선을 통해 더 이상 방산 비리가 재발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국내 방위산업이 안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함과 동시에, 국내 경제발전과 고용창출을 견인하는 산업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 <국방과 기술> '18년 4월호 ‘방산분야 비리의 범주와 합리적인 방산비리 해소 방안’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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