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위산업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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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은 필요한 것이 있으면 가지고 있는 예산 내에서 가장 내구성이 뛰어난 물건을 구입하거나, 또는 셀프 DIY처럼 직접 제작하기도 하는데요.


국가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안보를 지키기 위해 뛰어나면서도 필요에 부합하는 무기체계를 개발하거나 구입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무기체계를 개발하거나 구입하기에 앞서, 현재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성능의 무기체계가 언제, 어느 정도 필요한지 결정하는 것이 필요한데요. 이것을 바로 ‘전력소요결정’이라 부릅니다.


<대한민국 F-35A 1호기 출고 영상. 저율초도생산(LRIP) 방식으로 생산되는 덕분에 F-35는 초기에 최소 수량만 생산하고, 결함이나 수정사항을 점차 개량해 나가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전력소요결정에서 요구하는 성능을 단 1%만이라도 달성하지 못하면, 사업 전체를 실패로 간주해 막대한 예산 낭비와 전력 공백이 생기게 됩니다. 또한 한 번 결정된 요구 성능은 수정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해당사자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수정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지요. 이러한 전력소요기획 시스템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혁신할 수 있는 방안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번 1부에서는 전력소요기획의 중요성과 함께 관련 사례들을 살펴보고, 2부에서는 전력소요기획 시스템의 문제점을, 3부에서는 구체적인 혁신 방안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무기체계 획득의 첫 단추! 전력소요기획이 중요한 이유는?


전력소요기획이 중요한 이유는 한 마디로, 효율적인 예산 내에서 적정 시기에 뛰어난 무기체계를 획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소요 기획이 올바르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무기체계가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거나, 예산이 과도하게 소모되거나, 아니면 일정이 지연되는 것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나 IT 소프트웨어 같은 경우는 기술개발 변화 속도가 6개월에서 최대 2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소요 기획을 제대로 정의하지 못한다면 성능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등 많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전력소요결정에서 요구하는 성능과 시기는 국내에서 연구 개발해 획득할지, 아니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할지를 결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즉 요구하는 무기체계 성능이 국내 기술 수준보다 높고 조기에 전력화를 요구하면 해외에서 구매할 수 밖에 없는데요. 반면, 요구하는 무기체계 성능이 국내 기술 수준과 비슷한데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국내에서 개발해 획득할 수 있는 것이지요.


여기서 우리는 전력소요결정이 방위산업 발전과 직접적으로 연계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답니다! 만약 소요 결정이 무기체계 획득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정부나 업체에서 투자한 예산이 낭비되고 전력 공백이 생기는 등 많은 부작용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리고 전력소요결정 과정에서 높은 성능과 시급한 전력화 요구로 인해 해외에서 구매하는 사업이 증가한다면, 국내 방위산업은 위축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전력소요기획을 통해 결정된 무기체계는 방위력개선비로 획득하게 되는데요. 위 그림처럼 방위력개선비 국내 계약 규모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총 42조 4,491억 원이고, 국외 계약 규모는 14조 5,122억 원을 차지하고 있지요. 국내 계약이 국외 계약보다 상대적으로 많기는 하지만 아직도 무기체계의 많은 비중을 국외에서 조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만약 국외 구매를 가능한 국내 획득으로 전환한다면, 국내 방위산업은 더욱 발전하게 되고 일자리 창출과 기술력까지 향상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전력소요기획의 중요성을 다시 알 수 있는 사업! 차기전술교량사업과 30mm 자주대공포 비호 사업


그럼 지금부터 군에서 공개적으로 이슈가 된 사업들을 통해 전략소요기획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차기전술교량사업’입니다. 전시에 교량 피해 시, 끊어진 다리를 설치하는 임시 가교를 우리 지형에 맞게 자체 개발하는 사업인데요.


우리나라는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55m에 근사한 53m급 교량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사실 한국의 지형을 고려했을 때 50m 수준만 되어도 큰 무리는 없었지요. 하지만 군에서 요구된 성능은 세계에서 가장 긴 60m로 설정했기 때문에 이 사업은 실패했습니다.


<차기전술교량사업 조감도>


다음으로 전력화가 장기 지연된 사례로 ‘비호’사업이 있었습니다. 적 항공기의 기습에 대비하여 확고한 저고도 방어망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30mm 쌍열 자주대공포 ‘비호’를 개발하는 사업이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1981년 사업승인을 받은 후 많은 연구인력과 개발비를 투자해 1992년 개발을 완료했지만, 2004년에 이르러서야 1차 양산이 이뤄져 전력화까지는 총 23년이 걸렸습니다.


만약 군에서 최소 필요량은 1993년 초도 양산 직후에 전력화 하고, 나머지 물량은 추가 사업을 통해 추진했다면 예산은 절감하면서 일정 기간 이후에는 작전운용성능(ROC)을 충족하는 무기를 획득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는 조기에 전력화할 수 있었던 아쉬운 사례입니다.


<30mm 자주대공포 비호>


이 두 사례의 공통점은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 있어서 높은 요구 성능과 촉박한 전력화 시기로 인해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즉 성능이 높고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면, 전력소요기획 단계에서 개발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반영 되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죠.


우리가 또 한 가지 참고해야 할 무기체계 개발 방식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2006년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가한 단거리 로켓 공격으로 이스라엘인 40여 명이 사망하는 등 대공 방어가 취약한 상황이었는데요.



이에 이스라엘은 2007년 12월부터 아이언 돔 개발을 시작하여 최종 목표 성능의 약 70% 수준만 충족한 채 2011년 실전 배치하였습니다. 이후 실전에서 운용하며 2년동안 성능을 계속해서 높여갔고, 결국 최종적으로 미사일 요격율을 95%까지 향상시킬 수 있었답니다.


탐지에서 격추까지 30여 초가 채 안 걸리는 아이언 돔은 2014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전투에서 3천여 발의 로켓 대부분을 요격해 그 탁월한 성능을 입증했다고 하네요.



현재 전력소요기획 단계에서 군은 군 요구 성능을 결정할 때, 세계 최고 성능을 단일 목표로 요구하는 경향이 큽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사업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을 뿐더러 때로는 사업 실패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데요. 결국 무기체계가 군에서 요구한 목표 성능을 100% 달성하지 못하면, 충분히 운용이 가능할 지라도 실패로 판정되어 예산 낭비, 기간 낭비, 연구 기술이 사장되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전력소요기획에 대한 혁신 없이는 방위산업과 관련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요! 다음 2부에서는 전력소요기획 시스템에서 개선이 필요한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진단하고, 3부에서는 전력소요기획 시스템의 혁신 방안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월간 <국방과 기술> '18년 8월호에 게재된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와 효율적인 방위력개선을 위한 전력소요기획 시스템 혁신방안 제언’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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